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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너도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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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9-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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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편지 0922]

“너도 쉬어야지”

아버지의 음성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고3이던 1988년의 어느 가을밤,
다들 ‘4당 5락’이 어쩌구 하던 시절,
모두 긴장감에 충혈되어 있던 날들,
피곤해도 불을 끌 수 없던 그 밤에,
말 수 없으신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습니다.

“늦게까지 불 켜고 있지 말고 얼른 자라”

아버지의 음성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야간자율학습을 땡땡이 쳤던 어느 날,
(사실 야간타율학습이 아니었던가...)
‘어찌 이리 일찍 왔나’ 물으시기에,
‘교실에서 도망쳤다’ 말씀 드렸을 때,
환히 웃으시며 우리 아버지가 그러셨습니다.

“매일 그리 할 수 있으면, 일찍 집에 와라”

‘다들 그리 사니까’, 그런 통념을 가로막고
아들에게 ‘숨’을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욕심껏 살아가는 치열한 세상 속에서,
아들에게 ‘쉼’을 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안식에 관한 말씀을 나누고 있습니다.
“내가 쉬듯, 너도 쉬어야지”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생명과 안식의 주인, 그분의 음성을 기억합니다.

“그 날에는 너희나, 너희 아들이나 딸이나,
너희 남종이나 여종이나, 너희 짐승이나
너희 집 문 안에 머무르는 나그네도
일을 하지 마라(출애굽기 20:10)”
 
나도 쉴 수 없고, 너도 쉬면 안 되는,
생산성 최우선의 피로사회 속에서는,
누군가의 말처럼, 안식은 저항입니다.
‘생명과 안식’, 누리고 나눠야 할 오늘입니다.

(이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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