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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5] 유익한 부끄러움 -이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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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8-2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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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편지 0825]

“유익한 부끄러움”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제 취미중 하나가,
홈페이지에 아이들의 어록을 적어두는 것이었습니다.
다섯, 여섯 살 쯤 지나던 아이들의 입에서,
재미있는 표현들이 엄청 쏟아졌었거든요.
기록해 두지 않으면 곧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그 상황들을 글로 남겨두었습니다.

며칠 전 오래된 외장하드를 뒤적이다가,
사라진 옛날 홈피에서 저장해둔
메모장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 시절 이야기가
거기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 다섯 살 따님과의 일화.

[김을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
서안이에게 엄마가 물었다.
'김이 산에서 나게 바다에서 나게?'
'김은 가게에서 팔지!'
오늘 서안이의 대답이었다.]

옛날 생각이 나 혼자서 조용히 키득거리다,
김나는 곳을 가게로 알도록 만든,
우리의 지난 환경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되니,
갑자기 부끄러워졌습니다.

[‘당신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음... 우리 아파트, 우리 교회 사람들!’
‘음... 내 절친, 우리 소모임 사람들!’]

혹시,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건 아닌지,

푸른 바다로, 넓은 바다로 아이들과 함께 가서,
거기 바다의 삶을 함께 봤어야했다... 했던 마음이,

낮은 자리로, 쓸쓸한 자리로 사람들과 함께 가서,
거기 이웃들과 함께 계신 예수님을 만나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웃겼던 옛 메모는 유익한 부끄러움으로,
몸과 마음에 새롭게 저장되었습니다.

(이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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