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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7] 음악의 힘 -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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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8-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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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 있는 어느 아파트에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는데 주차장에서 잔잔하면서 경쾌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어둡고 불안한 공간일수도 있는 지하 주차장이 밝게 느껴졌습니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왜 음악을 틀어놓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다시 주차장에 내려왔는데, 이번에는 (아마도 선곡의 실수였는지 어둡고 우울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아직 낮 시간이었고, 지하에 충분히 밝은 조명이 있었음에도 왠지 주차장이라는 공간이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졌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해서 빨리 차에 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음악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똑같은 공간이고, 시각적으로는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도, 눈에 보이지 않게 흐르는 음악은 공간의 느낌을 전혀 다르게 바꿔놓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성경은 음악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기쁠 때는 승리의 노래를 부르고, 슬플 때는 애가를 지어 불렀습니다. 오랜 세대가 지나가더라도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는 하나님께서 직접 ‘노래를 지어 부르라’고 명령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에는 늘 찬양하는 레위인들이 있었습니다. 교회와 음악은 그렇게 때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어떤 분들은 예배에서 음악이 많이 활용되는 것을 불편해하시기도 합니다. 설교는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체계적 논증을 통해 하나님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교회의 전통에 따라 예배에 음악을 사용하지만, 그것조차도 가사를 통해서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하지, 메시지가 없는 비언어적 수단을 통해 감정을 움직이는 것은 인위적인 ‘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소에서 예배하는 자들에게 쓸 수 있는 모든 악기를 사용해서 노래하라고 하십니다.

시편 150편
1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의 성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라. 그가 능력으로 만드신 하늘에서 그를 찬양하라.
2 그가 행하신 놀라운 일에 대하여 그를 찬양하고 그의 위대하심에 대하여 그를 찬양하라.
3 나팔 소리로 그를 찬양하며 비파와 수금으로 그를 찬양하라.
4 소고와 춤으로 그를 찬양하며 현악기와 퉁소로 그를 찬양하라.
5 제금으로 그를 찬양하라.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그를 찬양하라.
6 살아 있는 모든 피조물들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여호와를 찬양하라!

1절은 찬양하는 자의 위치입니다. 하나님의 성소, 하나님이 만드신 권능의 자리에서 찬양하라고 하십니다.
2절은 노래 가사에 대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과 하나님의 위대하신 존재 자체에 대해 찬양하라는 것입니다. 찬양의 가사는 이렇게 두 측면을 가질 수 있습니다.
3절부터 5절까지, 당시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든 악기가 동원됩니다. 춤도 빼놓지 않습니다. 모든 악기로 노래하고, 춤추면서 하나님이 주신 ‘감정’을 느끼고 누리라는 것입니다.

가사의 메시지는 사라지고 감정의 과잉만 남은 ‘열광주의’도 문제이겠지만, 감정은 메마른 채 메시지를 분석하는 ‘엄숙주의’도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만드실 때 ‘지성’만 있는 존재로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을 닮은 인간에게는 ‘감정’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연구하는 지적 활동에 머무를 수 없습니다. 함께 같은 노래를 듣고 부르며 느끼는 감정 또한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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