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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 빈들에 마른 풀 같이 -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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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8-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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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나둘교회 예배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찬양인도자가 준비한 곡 중에 찬송가 '빈들에 마른 풀 같이'가 있었습니다.

비가 안와서 가물은 땅 같은 우리 마음에 성령의 단비를 내려달라는 노랫말은, 어쩌면 너무 많은 비가 와서 수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과는 어울리지 않는 가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도자님도 어색했는지 노래 부르기 전에 짧게 멘트를 하면서
"지금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해서..."
라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이렇게 멘트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저희 심령은 메마른 것 같아요."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도,
어쩌면 우리 심령은 더 메말라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많은 피해에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하고,
함께 마음아파 하면서 기도하고 모금도 했을텐데,
올해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수해 소식을 듣는 마음이 전보다 조금 더 무딘 것 같습니다.

16명 사망, 2천명 긴급 대피...
숫자는 우리를 놀라게 하지만,
가슴 아프게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를 둔감하게 하기도 합니다.

지금 막 홍수 피해 현황을 쓰려고 검색해보니
'홍수 피해'까지 썼을 때, 가장 위에 있는 연관 검색어는

'홍수 피해 관련주'로 나오네요.
타인의 아픔이 숫자로 변하면 정보가 되고,
정보를 본 사람은 정보를 활용하려 하나봅니다.


지난 주에는 레바논에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뉴스는 우리에게 숫자들을 전해주었습니다.
부상자 5천명, 사망자 135명...

숫자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감춰져 있을까요.
자녀를 잃은 부모들과, 부모를 잃은 자녀들...
가족을, 친구를, 집과 생활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


2020년은 '역대급' 재난의 해로 기록 될 것 같습니다.
그 큰 재난의 규모보다 더 2020년을 아프게 하는 것은
어쩌면 이웃의 피해에 무뎌지는 우리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로마서 12장 1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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