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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1] “울 아들 무시하지 마~“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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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7-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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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편지 0731] 

울 아들 무시하지 마~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갔다.  
접수를 하자 마자 간호사 한 명이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는 엄마와 나에게 다가오는데 작성해야 할 서류를 손에 잔뜩 들고 온다.
 
그 서류를 엄마 손에 밀어 넣으려는 순간, 엄마가 외국 사람이라는 걸 눈치챈 간호사는 방향을 살짝 틀더니 나를 힐끔 쳐다보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혹시… 한글로 문서 작성하실줄 아나요?”
 
내가 “네”라고 대답하려던 차에 엄마가 먼저 선수친다.
그것도 말이라고 하냐는 표정을 지으시면서 눈을 크게 뜨고 유창한 한국말로 이야기 하신다.  “재 여기서 학교도 다녔어요~”  
 
자랑스럽다는 듯이 엄마는 간호사에게 말했지만 순간 난 얼마나 당황스럽고  쑥스러웠는지 모른다.
 
간호사가 언제 학교를 한국서 다녔는가를 물어보았나?  나보러 한글을 쓸 줄 아냐고 물어봤지.  엄마들은 못 말린다, 진짜.
 
그날 엄마가 간호사에게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은 울 아들 함부로 무시하지 말란 말을 하시고 싶었던 것 같다.
 
울 아들 한글로 문서 작성할줄 안다고..
울 아들 그 정도는 안다고..
울 아들 무시하지 말라고..
울 아들 모르는 것 빼고 다 안다고..  
나는 한글 실력이 모자라지만, 울 아들은 아니라고..  
나름 그런 말을 하고 싶으신 것 아니었을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그 날 엄마가 건넨 말은 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엄마만의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날 만난 간호사는 울 엄마 땜에 얼마나 당황했을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우리에게 속삭이시는 하나님의 표현법이 있는 것 같다.  대상에 따라 조금씩 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말씀하신다.  우리 옆에 계시다고.  오늘도 나를 생각하고 계시다고.
남들이 무시해도..
남들이 몰라줘도..
 
당신만은 우리를.. 나를.. 무시하지 않으신다고.  알아주신다고. 기억하신다고.
그렇게 말걸기를 하신다.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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