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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1] 콧노래를 불러보세요 - 이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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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7-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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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누는 편지 0721] 

“콧노래를 불러보세요”

우리는 ‘콧노래’를 자주 부릅니다. 익숙한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멜로디가 흘러나올 때도 있습니다. 저는 ‘어라.. 이거 굉장히 좋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방금 흥얼대던 콧노래를 기억하려다가 잊어버린 경우도 꽤 있습니다. 벌써 대박이 났을 여러 곡을 그렇게 잃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무심코 흥얼거려지기 때문에 가벼이 여기기 쉽지만, 콧노래가 흘러나오기까지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들었던 멜로디, 리듬, 하모니에 연결된 언젠가의 느낌, 정서 같은 것들이 어딘가에 쌓여 있다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순간 연결되면서 신비롭게 얽히고 맺혀 터져 나온 결과가 바로 콧노래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콧노래를 존중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희로애락을 통과해온 과정의 진지함에 비해 콧노래를 긴장하며 부르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노래를 잘하건 못하건, 모두의 콧노래는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욕심이 보이지 않아서 그렇고, 진심이 잘 담겨서 그렇습니다. 알고 보면 대단한 삶의 진수들이 콧노래를 통해 가볍고 무심하게 우리들 일상을 흐릅니다. 들릴 듯 말 듯, 알 듯 말 듯, 제목도 가사도 없는 진짜 삶의 노래들이 오늘도 사람들의 일상에서 터져 나옵니다.

“그 때, 여호와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습니다(창 2:7)”

성경에는 하나님이 사람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 넣으신 곳으로 ‘코’를 언급합니다. 코는 생명과 직결됩니다.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는 호흡(呼吸)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콧노래가 하나님이 불어 넣으신 숨을 받아 마신 후 내뱉는 생명의 반응이라고 생각해 보면 아주 흥미롭습니다.

콧노래를 긴장하면서 부르는 사람이 없지만, 호흡은 긴장하면서 할 때가 있습니다. 심하면 과호흡증, 공황장애로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알 수 없이 찾아오는 생명의 위협이 우리의 호흡을 무심한 영역에 더 이상 놔두지 못하게 합니다. 결국 내가 호흡을 만들어 하려다 패닉에 이르게 됩니다. 

삶이 우리를 긴장시켜 호흡이 불편해지거든, 콧노래를 불러보세요. 그러면 생명이 시작된 그 자리가 무심결에 조율되기 시작할겁니다. 생명에 직결된 중요한 것들은 사람 편에서는 즐겁게, 무심코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마도 우리들의 무심한 콧노래는 코에 생기를 불어 넣으신 분, 우리의 생명을 열심히 붙들고 계시는 분이 가장 즐거워하시는 노래일 것입니다.

(이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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